'디자인과 인간 심리'를 읽고 난 이후 느끼는 바가 있어, 노먼 교수의 다른 책을 읽어보려고 찾아보다가 읽게 된 책이다.
나는 평소에 Simply the Best 라는 생각을 하며 지내고 있어서, 책 제목에 더욱 끌렸다.

심플이 정답이 아니라니? 그게 무슨 소리요?

책의 큰 흐름은 도발적인 제목(?)과 살짝 다르다.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만족하고 살기 위해서는 풍부한 것들이 필요하고, 그것은 단순하기만 해서는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그 기술을 사용할 때 느끼는 혼란스러움이다.
풍부한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이 사용하기에도 명쾌하다면 그 제품을 싫어할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인상적인 문구 몇가지

p23. 현대 기술은 복잡하다. 복잡한 자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나쁜 것은 혼란스러움이다.

p30. 풍부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추구하는 우리에겐 복잡함이 필요하다. 결국 우리는 단순함을 갈구하는 동시에 복잡함을 필요로 한다.


  • 문제는 복잡한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혼란스러움을 주는 것이라는 것.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 메세지라고 생각한다.

p114. 우리 삶은 너무 복잡하다.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은 훨씬 더 복잡하다. 이것은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단순하게 만들어라'라는 해결책은 분명하고 그럴듯해 보인다. 사람들은 "왜 제품은 더 단순해지지 않는가?"라고 외친다. 특히 최근에는 기술 발달로 각종 제품의 수많은 기능에 휩싸인 사람들이 "우리는 단순함을 원한다"라고 외치기도 한다. 과연 이 말은 진심일까? 결코 아니다. 사람들은 단순한 제품을 평가할 때면 소위 '핵심' 기능이 없다고 불평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말하는 단순함이란 어떤 의미일까? 좋아하는 기능은 모두 들어가 있으면서 버튼 하나로 조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그들이 생각하는 '단순함'이다. 이것은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p121. 외관상의 단순함은 사용의 단순함, 작동의 단순함과는 전혀 다르다.

p126. 사람들이 향상된 기량과 쉬운 사용을 갈구한다고 해서 이것을 더 많은 기능, 단순한 디자인과 동일시하면 안 된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사용이 쉬운 기기, 즉 이해하기 쉬운 제품이다. 인간 중심 디자인의 핵심은 복잡함을 길들이는 것이다. 혼란스러워 보이는 도구를 작업에 최적화하고, 이해가 잘되고, 사용이 쉽고, 즐거운 제품으로 바꾸는 것이다.

  • 제품의 기능을 기획할 때,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려고 할 때 고민하는 부분이다. 아마도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화면에서 버튼 몇개만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만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UI 측면에서 사용자의 선택지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하고자 하는 일을 혼란스럽지 않게 진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제품 UI 디자인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을 위해서는 UI 기획 이전,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깊이 있게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고 - 사용자는 무엇을 원하는 가? - 에 대한 대답을 내리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p188. 탈러와 선스타인은 디폴트를 행동을 조작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말한다. '디폴트'는 누군가 다른 선택을 하지 않았을 때 자동으로 일어나는 행위를 의미한다. 디폴트는 자동적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

  • 회사에서 만들고 있는 제품 및 서비스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사용자는 정말 디폴트 값을 잘 바꾸지 않고 제품 및 서비스를 사용한다. 그리고 디폴트에 대해서 전혀 신경을 쓰고 있지 않다가 문제가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그제서야 질문하고 불만을 제기한다.

p191. 제품 매뉴얼은 제품이 각각의 상황에서 어떤 기능을 발휘하는가에 초점을 두고 만들어야 한다.

p191. 회사는 사용자에게 가장 좋은 경험을 주는 것이 가장 좋은 제품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제품을 만들는 입장에서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 다행이게도 우리 회사에서는 메뉴얼과 제품의 품질에 대해서 많은 신경을 쓴다. 사용자가 겪는 경험은 제품을 처음 접한 그 시점부터 제품을 사용해서 원하는 것을 얻는 그 과정 자체라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제품의 힘이다. 좋은 제품'만' 있다고 사용자의 만족도를 올리기는 힘들겠지만, 좋은 제품이 없다면 만족도 자체를 만들어 낼 수 없다.

p222. 회사가 저지른 실수는 그 회사가 얼마나 고객을 많이 생각하고, 귀 기울이고, 그리고 얼마나 진실하게 잘못을 고쳐 나가려 하는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서비스는 경험이고, 행동이 중요하다. 하지만 진실함과 정직함, 그리고 따뜻한 관심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p241. 문제가 생겼을 때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오로지 확신이다. 그들은 심지어 문제의 근원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설명에도 안심한다. 관계자들이 문제를 잘 인식하고 있고, 이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결국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은 신경 쓰고 있다는 증거와 확신을 줌으로써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
 
  • 회사가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고, 사용자의 문제에 대해서 공감 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문제가 해결된 이후 사용자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고, 이것은 회사의 신뢰도 및 제품의 만족도를 올리는 좋은 방법이다.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사용자가 모두 만족한다면 좋겠지만 -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 그렇지 않기 때문에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민첩하게 대처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그 과정은 사용자에게 정확히 전달되어야 한다.


단순함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해 서비스 디자인까지 이어지는 책의 내용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알고 있어야 하고, 느껴야 할 것들을 제시한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제품을 선택하고 사용하고 원하는 것을 얻는 과정은 절대로 단순할 수 없다.

나는 아직 제품을 기획해 본 경험은 없다. 제품 UI에 대해서도 기존의 경험을 통해 얻어진 사용자 측면의 피드백만 이야기 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서 조금씩 알아가면서 느끼는 것들은 내가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을 하면서 얻은 경험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각각의 분야에서 다른 능력을 사용했다 뿐이지, 궁극적인 목적은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UX Design > 벤치마킹&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Book] Running Lean  (0) 2014.06.12
[Book] 디자인과 인간 심리 - 도널드 노먼  (0) 2013.08.04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