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2010. 5. 11. 15:28


  나는 지난 6주간 진희님이 진행하셨던 블렌드 스터디에 참여했었고, 5/4일 무사히 스터디를 종료하였다. 
 
  회사에 막 입사했을 때, 실버라이트를 공부하겠다고 관련 싸이트들을 마구잡이로 돌아다니며 열심히 따라해봤던 기억이 난다. 그 중 하나로, 참고를 많이 했던 싸이트 중 하나가 진희님 블로그였다. 예제들이 따라해보기에 딱 좋았고, 디자이너 분이라서 블렌드 예제들이라서 나에겐 더 이점이 컸다. 실버라이트나 WPF를 할 때, 블렌드를 같이 켜 두고 개발 작업을 하면 더 편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게다가 블렌드를 사용하는 디자이너들이 블렌드 사용하는 방법을 보면 굉장히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다.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들이 몇몇 공개 될 때에는 굉장히 자극적이고, 놀랍고, 재미있다.

  서론이 길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나는 지금까지 몇몇 디자이너 분들의 블로그를 즐겨찾기에 저장해놓고 눈팅하며 정보를 얻거나 했었다. 그런데, 마침 진희님의 블로그에 오랜만에 방문하였던 그 날, 스터디를 모집한다는 공지문을 보게 되었다.

  오!

  디자이너뿐 아니라 개발자도 같이 스터디에 모집하여 협업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되어 있었다.

  오!

  굉장히 구미가 당겼다.
  외부 디자이너나 개발자를 만날 수 있다니. 신기해! 어떤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을까, 매우 기대되고 궁금해졌다. 나는 회사에서 설레발을 치기 시작했고, 급기야 회사 분들을 동참시키는데 성공했다. 주위분들의 반응은 걱정반, 응원반이었던 것 같다. 스터디가 기대 이하일 수도 있기 때문에 혹시 내가 실망할까봐 걱정해주셨던 분들도 계셨던 것 같다. 하지만 많은 응원과 격려에 힘을 받아 스터디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첫 주부터 두근두근 마음이 떨렸다. 어떤 사람들이 올까도 궁금했고, 진희님도 볼 수 있겠구나 싶었다.
  실제로 진희님은 생각보다 차분한 목소리로 말씀하시는 분이었다. 20명 정도의 인원 모집 후, 첫 주에 출석한 사람은 대략 12명이었다. 이 때 우리 회사에서 스터디에 참여하게 된 사람은 나 그리고 한 은정 과장님, 강 경미씨, 송 경희씨 이렇게 4명이었다. 다른 회사 사람들 중엔 회사에서 강제적으로 보내어진 사람들도 있었고, 실버라이트 코리아에서 시삽으로 활동 중인 사람, 훈스닷넷 지점장이라는 사람, 그 외에 실버라이트와 WPF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 이 있었다. 팀은 3개 조로 나뉘어져, 나와 한 은정 과장님, 강 경미씨와 송 경희씨로 각각 팀이 갈라지게 되었다.

  드디어 협업이구나!

  라는 생각에 나는 의지가 불타올랐다. 운 좋게 내가 조장으로 뽑히게 되었고, 첫 주 주제를 위해 사람들과 모여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우리 팀엔 실버라이트 코리아에서 시삽을 맡고 있다는 디자이너분이 계셔서 더욱 더 활발하게 의견 교환을 할 수 있었다. 회의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기 때문에 대충 큰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만 교환하고, 다음 날 오프라인 모임을 가져 다시 논의하기로 하고 헤어졌다.

  그리고 다음 날, 우리 팀은 다시 모여 2시간 동안의 기획 회의 시간을 가졌다. 던킨 도넛 가게 안에서 도넛을 씹으며... 쏟아져나오는 아이디어들, 그리고 의견 마찰, 그 과정에서 협의. 조금 흥분했던 것도 같고, 나름 열띤 토론을 거쳤던 것 같다.
  결국 우리 팀의 주제는 "고스톱 패를 이용하여 시계 가젯을 만들자" 로 정해졌다. 고스톱 패가 숫자를 나타내는 점을 이용하여 시계를 만들면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될 것이다 라는 것이 우리 팀원들의 결정이었다. 주제가 정해지고, 필요한 기능들이나 애니메이션들을 나열하자 대략 머릿 속에서 결과물이 상상되었다.
  예를 들어, 우리 팀의 디자이너 분들께서 화면을 '종이 모서리를 잡고 들어올리며 벗기기' 식으로 애니메이션을 넣어 전환시키자고 하거나, 카드 패에 들어갈 애니메이션, 알람 시계 기능 추가 등의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나와 다른 개발자 분은 어떤 기능이 필요하고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을 내놓는 식이었던 것 같다. 이렇게 1시간의 회의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간략한 구조를 스케치 플로우에서 작성해봄으로써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의 계획회의는 그렇게 끝났다. 회의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나는 토론을 벌이며 있었던 마찰의 순간을 떠올렸다.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고 걱정이 되었지만, 정신차리고 잘 해야지! 라는 마음으로 그 걱정을 밀어냈다.

  바로 그 다음 날, 전 날의 계획회의 내용과 1주차 스터디에 있었던 사항들을 정리하여 팀원들에게 메일을 전송하였다. 이 일은 나에게 있어서 새로운 업무가 되었고, 매주마다 불참하는 팀원들을 위해 메일을 전송하게 되었다.

  1주차 메일 전송 내용

안녕하세요, A조 개발자 박경민입니다.
(이 멘트 너무 여러 번 해서 식상하실 듯...)

어제 오프 모임 관련 사항 및 여러 공지 사항들이 있어 이렇게 메일을 보냅니다.

우선,

1. 3/31 오프 모임

어제 저녁 사당역 4번 출구 던킨 도넛 가게 구석에 모여 8시 조금 넘은 시각부터 9시까지 A조 팀명과 UI 기획 관련 내용들을 얘기를 했었습니다.
우선 팀명은 우리 팀 프로젝트의 주제에 맞춰, "아싸! 고도리"로 정해졌고 그 이외에는
기본 기능 및 스펙에 대한 것들이었는데요.

주제는 고스톱 시계로 정해져, 기본 기능에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시계의 모양(이미지)을 고스톱 뿐만 아니라 트럼프 카드로 바꿀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또한 알람 기능을 추가하여, 최대한 가볍고 쉽고 빠르게 알람 시간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 외 추가 의견은, 알람이 울렸을 때 1분 후 다시 울림, 5분 후 다시 울림, 10분 후 다시 울림 설정 화면을 추가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이것은 프로젝트 진행 속도를 보아 판단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애니메이션 관련 얘기들은 사용자가 버튼에 마우스를 올렸을 때, 효과를 주는 것과 각 화면으로 이동할 때 나타나는 화면 전환 효과에 대한 것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토론들을 모두 정리하고 9시부터 10시까지 스케치 플로우를 이용하여 기본틀을 잡았습니다.

어제 작업한 기본틀이 있는 스케치 플로우는 첨부 파일로 추가하여 보내니, 확인하여 주시고 이제 개별과제에 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개별 과제 내용은 첨부한 기획 프로젝트에 따라 기본 구조를 본인이 직접 스케치 플로우를 이용하여 제작하고 기본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본인의 아이디어를 추가하는 등의 작업을 해주시면 됩니다.
우선 버튼은 세 가지 종류가 있는데, 고스톱 화면으로 이동하는 버튼, 트럼프 카드 화면으로 이동하는 버튼, 알람 시간 설정 화면으로 이동하는 버튼 세 가지가 있어 버튼을 클릭하면 각 버튼에 관련한 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각 페이지로 이동할 때 나타나는 화면 전환 효과로는 다음에 나타날 화면이 위에서 아래로 이동하여 나타나는 식으로 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이동하는 애니메이션 외에 본인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으시면 그 아이디어로 구현해주셔도 됩니다.

시한은 월요일까지이고, 월요일 저녁 9시에 네이트온에 모두 접속하여 서로의 결과물을 교환하고 의견을 주고 받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습니다.

어제 진행을 하면서 제 스스로 부족한 점이 많았던 것 같은데 이해해주려고 하시는 우리 팀원 분들에게 감사했습니다. (폭풍눈물)

이 외에 다른 의견이나 의문 사항들이 있으시면 네이트온이나 문자로 말씀해주세요 ^-^)


2. 다음 주 화요일

다음 주 화요일에는 이 찬헌님께서 개인 사정으로 스터디에 참가하실 수 없다 하십니다. 참고해주세요 ^-^)

3. 위젯에 대해서

제가 위젯에 대한 기본 지식이 없어 검색해 본 결과 어느 분의 블로깅을 보게 되었습니다.
http://shoner.pe.kr/187

이 곳에 가시면 포스팅하신 분이 직접 만든 위젯에 대한 정보가 있는데, 위젯에 대한 사이즈에 대해서 좀 논의를 해야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글을 쓰신 분은 width를 125로 주셨기에 제 윈도우 화면을 스샷해서 사이즈를 확인해본 결과 width가 125쯤 되더라구요.

현재 스케치 플로우는 사이즈가 350*150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사이즈가 많이 오버되는 것 같습니다.

위젯이 사이즈 제한이 확실한 건지 분명하지 않지만, width 125를 기준으로 잡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상 모든 공지 내용을 다 말씀드렸구요 ^-^)
오늘 비가 축축히 와서 믕글믕글하지만 좋을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아싸! 가오리 화이팅!

추신 : 저희 팀에 대한 내용은 오늘 일을 마친 후, 저녁 7시 이후쯤에 devndesign 카페에 올릴 예정입니다.


  문제는, 항상 메일을 전송할 때마다 실수를 한다는 것이다.

  파일을 첨부하지 않은 채로 전송한다거나 우리팀은 앗싸! 고도리! 인데, 앗싸! 가오리! 로 내 맘대로 바꾼다거나... 하는 식의 실수를 연발하였다.
  메일 발송 때마다 연발하는 나의 실수를 우리 팀원분들은 1-2주가 지나자 너그럽게 이해해주셨다. 우리 팀의 다른 개발자 분(이찬헌님)께선 심지어 '메일을 쓰면서 좀 흥분하셨구나.' 라고 생각해주셨다고 한다. ... oTL (헤헤)

  우리 팀의 1주차 개별과제는 계획회의 내용을 토대로 각자 스케치 플로우로 구조를 잡아보자였다. 주말을 이용하여 나는 오랜만에 스케치 플로우 프로젝트를 생성하여 간략적인 구조를 만들기 시작했다. 기획용 프로그램으로 코드를 썼다고 하면 왠지 부끄러운 일인 듯한 느낌이 들어서 내가 원하는 형태의 애니메이션같은 경우에는 Behavior형태로 만들어서 붙였다. (그게 그건가...) 코드 쓴거 아니냐고 누가 물어보면, 그냥 dll참조로 갖다 붙인거다 라는 식으로 잡아뗄 생각이었다. (헤헤) 

 
스케치 플로우란, 특정 프로그램을 위한 기획용 프로그램이다. 실제 프로그램을 만들기 전에 UI나 기능에 대해 외부에 설명이 필요한 경우, 실제 만들어질 프로그램의 기능과 흡사하게 또는 예측이 되는 정도로 작성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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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